대기업 몰아치는 ‘칼바람’…구조조정 본격화_포커 게임 클럽에 적용되는 법안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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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것. 임원을 대거 축소하거나 상당수 인력이 명예퇴직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또 대기발령으로 위기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최근 인력 구조조정이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금융과 증권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올해 줄어드는 임직원 수만 15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이 올해 300여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앞서 작년 130여명을 전환배치했다. 또 타이완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 역시 65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회사를 떠났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도 각각 400명 내외, 19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300여명), SK증권(200여명), 하나대투증권(145명), KTB투자증권(100여명), 유진투자증권(50여명)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대신증권 역시 창사 이래 처음,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사내담화를 통해 "증권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더 현실을 외면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갈 수 없으며, 뼈를 깎는 고통 분담과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증권업 임직원 수는 4만241명으로 1년간 약 2560명이 감소했다. 증권 점포수도 1611개로 2009년 말 1913개보다 15.8% 줄었다.

금융업체와 보험업체들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기존 190개 지점의 3분의 1에 달하는 56개 지점을 다른 지점으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최근 노조 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인력 구조조정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교보생명도 15년차 이상 근무한 직원 2300명을 대상으로 높은 수준의 위로금을 제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퇴직 대상자는 2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한화생명도 5년 만에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고, 전직 지원 프로그램과 희망퇴직 등을 통해 300명을 감축했다. 삼성생명은 전직지원, 희망퇴직, 자회사 이동 등으로 1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최근 마무리했다.

주요 그룹의 인력 구조조정 소식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최근 업무조정 과정에서 임직원 30명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대기발령 인원은 전체 임직원(307명)의 약 10% 규모로, 부장 7명 외에 과장급 이하 직원 22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3개월간 평소 급여의 70%를 받으며, 향후 경영상황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현대아산 측은 설명했다.

정유업체도 업황 부진에 일부 임원을 내보내는 등 쇄신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최근 임원 수를 15% 축소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본부 조직은 7개에서 5개로 감소하고 임원수도 59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 아울러 임원의 30%를 보직 이동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도 50대의 임원들이 일부 퇴직했다.

국내 주요 통신업체인 KT도 총 8320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KT가 2003년부터 3차례 진행한 명예퇴직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 2003년과 2009년 명예퇴직 신청자 수는 각각 5505명과 5992명이었다. SK플래닛도 3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했고, 포스코는 모든 사업 부문에 대해 구조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희망 퇴직 유도 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고, 주류업체인 다이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도 희망 퇴직을 시행했다.

이처럼 일부 업종의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건, 몇 년전부터 계속된 업황 부진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경우, 주식 거래대금이 매년 감소하고 있고, 업계간 저가 수수료 경쟁을 벌이다보니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 금융업계나 통신업계 등도 수익성 악화에 별다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60여개의 대부분 증권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결정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익률 부진 등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