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종전선언 질의에 “한·일 등과 협의에 매우 만족”…의미는?_슬롯이 없는 아이보리 스케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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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위 당국자가 미국과 한국은 종전선언에 있어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의 한국전쟁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질문인데요. 이 시점에 이같은 선언을 하는 데 동의하시나요, 동의하지 않으시나요?"

"미국과 한국이 종전선언 추진의 순서와 시기, 조건에 관한 다소 다른 관점을 해소했나요? 만약 그렇다면, 종전선언이 이 시점에서 실행가능한 제의라고 미국이 결론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요? 곧 뭔가를 발표할 예정인지요?"



현지시간 17일 오후 2시 미국 워싱턴, 한·미·일 외교차관이 함께 서야 했던 기자회견장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혼자 나타나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회견에 참석한 한·미·일 세 나라의 기자 3명 모두가 공통적으로 6.25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은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여러 고위 외교 당국자가 종전선언 문안에 대한 한·미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반면, 미국에서는 적극적인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죠.

■ 종전선언 질문에 "협의에 매우 만족, 좋은 협의 중"

세 차례 거듭된 질문에 대해 셔먼 부장관은 일일이 답했습니다. 답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번째 답변)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서는, 나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해 한·일 양국, 그리고 다른 동맹들, 파트너들과 갖고 있는 협의에 매우 만족합니다. 계속되는 협의를 기대합니다. "

(두번째 답변)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한·미·일)는 우리 사이에서 그리고 다른 동맹들, 파트너들과 좋은 협의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이미 한 기자분에게 답변을 드렸습니다."

(마지막 답변) "내가 말했던 것, 그리고 반복할 것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이해관계가 있는 동맹들, 파트너들과 함께 협의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협의 또는 조율할 때마다 우리는 언제나 각국의 이익, 그리고 평화와 안보에 대한 전 세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공식석상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설명은 20여 일 전인 지난달 26일, 백악관 브리핑에 나온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에서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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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먼 부장관의 발언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단연 첫 답변에서 반복된 "매우 만족한다"는 표현입니다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관련 협의에 진척이 있고,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셔먼 부장관이 언급한 협의의 상대는 종전선언 문안을 함께 다듬고 있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및 다른 동맹들, 파트너들"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종전선언의 당사국이 아닌 나라들과도 관련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진행 중이라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으로 추론해볼 수 있는 건 종전선언 협의에서 일본의 위치입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일본이 참전국도 아니기 때문에 종전선언과 무관하다고 보지만 일본의 생각은 다르다"면서 "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로서 북한의 위협은 자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논리로 계속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하지 말라며 종전선언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을 무시할 수 없고,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일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만족한다는 표현으로 (셔먼 부장관 발언을)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3국 공조 차원에서, 종전선언 문안의 기본 틀에 대해서는 일본에 일정 부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차관 협의에서도 최근 상황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협의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북핵 문제에서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고 있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 입장을 낼 필요성이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종전선언은 시기상조이고,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선행돼선 안 된다는 일본의 기존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을지 주목됩니다.


■ "협의는 늘 세계 평화·안보 보장하는 '좋은 결과' 낸다"…美 고심 담겼나

셔먼 부장관이 기대되는 협의의 결과로 "각국의 이익, 평화와 안보에 대한 전 세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를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현재의 종전선언 추진이 한반도와 그 주변국의 안보 상황에 영향을 주거나, 큰 현상 변경을 초래하지는 않으리라는 메시지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종전선언 추진으로 주한미군·유엔사령부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 관해, 문안 초안을 협의 중인 한·미가 일종의 안전장치를 협의 중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례로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어제(17일)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와 화정평화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제가 미국 입장이라면 종전선언에 맨 마지막 조항을 꼭 넣어야 할 것"이라며 "(종전선언의) 어떤 조항도 한미동맹, 주한미군 지위, 유엔사 지위, 한미연합훈련, 미국의 확장억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려면 여지를 남겨야 하기 때문에, 한·미 협의 과정에서 미세한 문구 조정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 안에는 정식으로 북한에 종전선언 문안 초안이 전달될 거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 셔먼 부장관의 말대로 좋은 결과가 나타날지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